1. 계약의 배경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 5월 핀란드와 K9 자주포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9400억원으로, 디지털데일리·조선일보·디일렉 등 5개 매체가 동시에 보도했다. 핀란드는 이미 이전 계약을 통해 K9을 도입한 국가로, 이번은 추가(add-on) 구매다.
계약 발표와 맞물려 이뉴스투데이는 "'K9 팔고 끝 아니다'…K방산 '포탄 시장'까지 넓히나"라고 보도했다. 한국 방산 기업들이 무기 플랫폼 판매를 넘어 탄약·부품·정비 계약까지 패키지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임을 시사하는 흐름이다.
지정학적 맥락도 짚어야 한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40km의 국경을 접하며 2023년 NATO에 가입했다. 가입 이후 방위비 증액과 장비 현대화를 급속히 추진 중이며, K9의 혹한·폭설 대응 성능은 북유럽 운용 환경에서 이미 검증된 강점으로 꼽힌다.
2. 구조적 함의: 왜 재구매가 중요한가
방산 수출에서 '재구매'는 단순 첫 판매보다 전략적 가치가 훨씬 높다. 첫 구매는 정치·외교적 변수가 크게 작용하지만, 재구매는 실전 운용 만족도와 유지 호환성이 결정한다. 핀란드가 다시 K9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실전 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의미이며, 제3국에 강력한 레퍼런스로 작동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른바 '잠금(lock-in)' 효과다. K9을 보유한 국가가 추가 구매를 결정하는 순간, 해당 국가는 사실상 한국 방산 생태계 안으로 깊숙이 편입된다. 포탄·예비 부품·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정비 계약은 수십 년에 걸쳐 본체 구매액을 상회하는 수익을 창출한다. 미국 록히드마틴·레이시온이 장기 MRO(유지보수·수리·정비) 계약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해온 모델과 정확히 같은 구조다.
| 구분 | 1차 수출 | after-market (예상) |
|---|---|---|
| 수익 기간 | 계약~납품 (3~5년) | 운용 수명 (30~40년) |
| 수익 내용 | 플랫폼 판매 | 탄약·부품·업그레이드·정비 |
| 마진율 | 중간 | 높음 |
| 외교 의존도 | 높음 | 낮음 (기술 종속) |
3. 포탄 시장 진출 시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전역의 포탄 재고가 급속히 소진됐다. NATO 표준 155mm 포탄 수요가 폭증한 상황에서, K9을 도입한 국가들에는 호환 탄약을 한국에서 구매하는 경로가 자연스럽게 열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풍산이 이 시장을 노리는 구조다.
유럽의 탄약 생산 능력은 전쟁 장기화로 이미 과부하 상태다. 한국은 155mm 포탄 생산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빠른 공급이 가능한 위치에 있다. 다만 K9 도입국과 NATO 비도입국 간 탄약 공급 협상은 별도의 외교적 조율을 요구하는 만큼, 실제 진출까지는 넘어야 할 변수가 남아 있다.
4. 불확실성 및 리스크
이번 핀란드 계약에 포탄 공급 조항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언론 보도는 플랫폼 추가 구매에 집중돼 있어, 탄약·MRO 계약의 실제 구조는 공개 정보만으로는 파악이 어렵다. 포탄 시장 진출이 이미 진행 중인지, 아직 전략 기획 단계인지는 추가 공시 또는 보도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외교적 리스크도 열린 변수다. 한국 정부의 대(對)러시아 수출 규제 입장, 우크라이나 직간접 지원 범위에 따라 유럽 방산 외교가 연동될 수 있다.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재이전될 경우 한국의 외교적 입장과 충돌할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로 남는다.
핀란드의 K9 재구매는 한국 방산이 '1회성 판매'에서 '플랫폼 생태계 구축'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다. after-market 수익 모델이 안착되면, K9·K2를 도입한 폴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호주 등의 재구매 사이클이 순차적으로 열릴 수 있다. 포탄 시장 진출 성공 여부가 향후 5년 K-방산 수익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참고 출처
- 디지털데일리 (2026.05.05) — 핀란드, 혹한·폭설에 강한 K9 자주포 또 샀다…9400억원 수출 계약
- DBR 동아비즈니스리뷰 (2026.05.05)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핀란드 9400억 규모 K9 자주포 추가 수출
- 조선일보 (2026.05.05) — 핀란드, K9 자주포 9400억 추가 계약
- 디일렉 (2026.05.05)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핀란드에 K9 자주포 추가 수출
- 이뉴스투데이 (2026.05.06) — "K9 팔고 끝 아니다"···K방산 '포탄 시장'까지 넓히나
본 분석은 공개 보도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